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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박사 디펜스 합격

by 김바림 2024. 12. 2.

 

인생에 다시 없을 디펜스가 끝났다.

으악!

드디어 터널의 끝에 도착했다.

 

 

 


 

 

 

디펜스란

디펜스의 공식 명칭은 박사학위청구논문심사, 이다. 커미티라 부르는 박사학위 논문심사위원회 위원들로부터 박사학위를 심사받는 것을 내 연구를 지키고 박사학위를 얻어낸다는 의미에서 "디펜스(defense)"라고 부른다.

나는 프로포절을 5개월 전에 봤다. 당시 커미티들의 코멘트가 한 것은 많은 것 같은데 정리를 좀 해보자, 였기 때문에

연구에 잘못된 부분이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학위연구로서의 논리성을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물론, 보완하고 개선할 게 좀 많았다.. 내 커미티는 전공이 모두 달라 각자 원하는 요구사항이 정확하게 제각각으로 다양했다. 심리학 전공, 색채 물리 전공, 화학 공학, 순수 미술, 산업 디자인 전공 이렇게.. ㅋㅋㅋㅋㅋㅋ 커미티 멤버 전공이 너무 다양해서, 사실 개선할 게 너무 많았다. 그런데 또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게 다 할 수 있는 거더라. 이게 되네..ㅎ..

 

 


 

 

디펜스 당일 준비

오후 1시 15분 시작 예정이었기 때문에, 오전 9시부터 계속 발표장에서 연습했다. 걸리는 시간을 다시 한 번 체크하고,

버벅대는 부분을 최종 수정하고 어제 완성된 발표자료와 출판이력, 졸업 증빙 등의 인쇄본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보기 쉽게 라벨링 하는 작업을 했다.

11시 쯤 점심을 먹고, 12시에 음료와 다과 세팅을 했다. 계속 말을 하니까 엄청 배고파서 점심을 안먹을 수가 없었다.

커미티 자리에는

  • 심사요지 1장
  • 제본 1부
  • (외부 위원의 경우) 논문 심사료 청구서 1장

심사위원장 자리에는

  • 심사요지 1장
  • 심사결과보고서 1장
  • 제본 1부

이렇게 서류가 필요하다.

12시 50분 경, 발표장에 커미티 분들이 한 분씩 도착하셨는데 짧게 인사 나누면서 서류를 드리니까 원하시는 자리를 각자 찾아 가셨다. 오시는 순서가 달랐음에도 프로포절 때와 자리가 거의 같았다. 각자 좋아하는 자리가 있는 듯 했다.



 

 

디펜스 시작 전 대화

커미티 모든 분들이 연구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프로포절 이후 내 학위논문을 거의 갈아 엎었다. 프로포절 당시 160장 정도 됐었는데, 200장을 넘기고 모든 단원의 제목을 바꿨으니.. 개연성과 논리성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노력했던 부분을 오시자마자 짚어주시니 자신감이 더 생겼다. 전날까지 이메일로 소통하면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었던 말들이지만, 직접 대면해서 들으니까 더 좋았다.

조언 주신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이 최선이더라, 조언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니 시간이 금방 갔다.

 



 

 

디펜스 시작

갑자기 지도교수님께서

디펜스 바로 뒤에 업체 미팅이 잡혔다고 나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발표 시간을 20분으로 줄이라고 하셨다..

않이.. 이번에는 연습 많이 해봐서 아는데

이거 아무리 빨리해도 38분 걸리는데..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대본을 옆에 놓고 했다. (눙물..)

말을 빨리할 수는 없으니, 멈칫 하는 시간이라도 줄여보고자..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모두가 나같이 당황해 하면서 결국 대본 읽으면서 발표하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나는 최선이었다고 나름 변명을 해 본다..

어쨌거나,

발표 중간중간에 커미티 분들 표정을 살살 봐가면서, 막히는 것 같지 않으면 좀 빨리 말하는 꼼수를 썼다.

발표는 32분으로 꽤 줄여서, 일단 지도교수님 요청사항은 어느정도 수용했다.

디펜스 발표는 프로포절 때 했던 발표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졌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종의 리비전인 것이다.

나는 저널 쓸 때, 리비전을 정말 지독하게 했다.

물론 꼴랑 다섯 손가락에 꼽는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항상 리뷰어에게 땡큐카드를 받으며 만족스럽게 패스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발표가 끝나고 모든 분들이 흠 잡을 게 없다며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고, 걱정했던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칭찬만 하셨다..

그래서 주로

어떻게 이런 개선이 가능했는지,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등의 개선 과정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게 어렵긴 했는데, 결국 성실하게 하니까 되더라, 곱씹다보니 이게 최선인 것 같았다, 이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제안해주셔서 감사하다, 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던 것 같다.

 

 


 

 

복도에서 대기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

그렇게 발표장에서 나와 복도에서 대기를 탔다.

대학원 과정 중에 열린 디펜스 중에 들어갈 수 있는 건 다 들어가봤는데

이런 디펜스는 듣도 보도 못한 것 같다..

어쨌거나 무난히 디펜스가 끝난 것이니 좋아하자, 이렇게 복도에서 나는 디펜스에 대한 감상을 날려버렸다..!

사실, 지금 내가 해결해야 할 것은 30분 후에 있을 클라이언트 미팅이었다.. ㅋㅋ

디펜스 직후 프로젝트 미팅이라니.. 준비 하나도 안했는데.. 이거 괜찮은건가 싶고..

내가 준비한 내 체력과 여유가 딱 디펜스 까지여서, 벌써 그냥 집에 가서 눕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처음부터 디펜스가 심적으로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심사용 논문을 제출할 때부터 피드백이 좋기도 했고

디펜스 전 커미티 미팅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주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디펜스에서 별 공격이 없을 거라는 것을 짐작했던 것 같다.

 

 


 

 

박사, 축하해요

다시 들어가니, 축하한다는 말이 여기저기 들려왔고 악수를 요청하는 손이 보여 잡기 바빴다. 하지만 나는 바로 교수님과 클라이언트 미팅에 들어가야 했다. 그 미팅이 끝나고 나서는 정기 회의에 참석해야 했고, 그러고 정신차리니 저녁 7시였다.

사실, 내가 디펜스를 통과했다는 것을 실감한 건 다음날이었다. 석사 애기들이 갑자기 내 주변에서 꾸물꾸물거리더니 꽃다발이랑 쿠키 선물을 내밀었다. 디펜스 통과한 거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하는데 거기서 내가 정말 디펜스가 끝났구나, 이제서야 실감이 됐다.


다들 종강 시즌에 자기 연구 속도 내기도 벅찼을 애기들이 시간내서 이런 걸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내가 정말 졸업할 때가 됐구나, 싶었다. 아니 차도 없는 녀석들이 이건 언제 샀대.. 싶고 어제 디펜스 이후에 내가 계속 다른 미팅들어가 있어서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싶고 어엏 ㅠㅠㅠㅠㅠㅠ

이녀석들을 놓고 연구실 먼저 나가려니까 갑자기 마음이 불편했다. 나 없이도 물론 똘똘한 녀석들이니 잘 하겠지만, 마음고생 덜했으면 좋겠다 싶고. 지금까지 충분히 많이 도와줬다고 나한테 항상 고맙다고 하는 아이들이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마음이 쓰이는 게 선배들 마음이구나 싶고 내 선배들도 이랬겠구나 싶고 그랬다.

아무튼!

드디어 졸업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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